[기고문]제주도 국제회의 산업 발전에 관하여

  • 200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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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국제회의산업의 발전에 관하여

(주)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무이사 구연석

흔히, 국제회의산업을 ‘관광산업의 꽃’이라고 일컫는다. 이는 다종다양한 관광산업 중에서도 그 부가가치가 높고 경제 및 사회문화 발전에 있어서의 파급효과가 지대한 국제회의산업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라고 하겠다. 제주도의 경우 이러한 국제회의산업의 중심에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가 자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ICC JEJU는 2003년 3월에 개관한 이래 5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세계 각국에서 참가하는 유수의 대형 국제회의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들을 유치하여 발전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 성과를 개략적으로만 소개해 보면, 그 동안 총1천여건의 행사를 통한 직접적인 도내 생산효과만 약4,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ICC JEJU의 건립비용(1,800여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경제사회적으로 이미 투자된 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직접적 생산효과에서 유발되는 2차적 경제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총9천여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주도에 창출한 것이며 연인원 약 92만명이 ICC JEJU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ICC JEJU가 제주경제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확실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ICC JEJU가 아무리 대규모의 국제수준급 회의시설을 갖추고 제주국제회의산업을 이끌어갈 핵심적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ICC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또 혼자서는 산업 전체를 견인할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하려면 일정규모 이상의 국제수준급 숙박 및 회의장 시설, 식음료 및 외국어소통능력 등의 인적서비스를 두루 갖춘 곳이 필요하다. 제주도의 경우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특급호텔들, 제주시내에 소재한 일부 특급호텔, 동부지역에 위치한 몇 개의 호텔 및 리조트 시설들이 대체로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ICC JEJU는 이들 주요 호텔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제주국제회의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야 한다. 비단 유수의 호텔들뿐만 아니라 항공사, 여행사, 관광레저시설업, 음식점, 여타 유관 서비스업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과 이의 원활한 작동도 필요하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나름의 기준(3개국 이상, 외국인 참가자 10명 이상)에 따라 집계한 국내 ‘국제회의 개최현황’을 해마다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2007년도 국제회의 개최현황을 보면, 지난해에 전국적으로 456건의 국제회의가 개최되었고 개최 건수만 볼 경우 제주도가 총105건으로 서울(171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일정수준 이상의 국제회의 수용시설면에서 서울(53개소)이나 부산(26개소)보다 뒤지는 제주도(20개소)가 이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칭찬받을 만한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주요장소별 국제회의 개최실적에 있어서 제주도의 경우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22건)이 ICC JEJU(18건)보다 앞서는 것을 두고서 지역언론 일부에서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짚어보면 이러하다. 먼저 국제회의산업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는 일반적 경제원리에 따라 수요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제주시 탑동에 위치한 라마다프라자호텔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국제회의시설 및 객실.식음서비스 제공 체제를 잘 구비하고 있다. 게다가 제주시권의 주변 인프라서비스의 지원이 용이하고 제주국제공항과도 가까워 접근성 등 편의성이 뛰어나다. 더욱이 교원공제회라고 하는 단체에서 투자한 호텔인지라 대학의 교수나 각급학교 교사 등의 회원 및 가족에 대해서는 회원우대특별서비스 제도를 갖고 있는데 회원(주로 대학교수)들이 국제회의 주도층임을 감안 한다면 동 호텔의 가격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중소규모의 국제회의일 경우 개최건수에 있어서는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이 앞서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ICC JEJU 가족들은 이름값을 못한다는 언론에서의 지적을 보다 분발하고 더욱 더 노력하라는 격려의 말로 받아들이며 열정을 갖고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차제에 지역 언론과 도민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따뜻한 격려의 말씀이 더해지고 또 제주특별자치도의 정책적 지원이 보다 더 강화된다면 더욱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